중년여성의건강/암극복

"암" 극복 할수 있어요!! (사례1)

by 아푸지마쌤 2025. 4.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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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만 더, 오늘만 버티자 - 김진숙 씨의 암 극복 이야기

 

그녀는 그날도 평소처럼 새벽에 일어났다. 아침이슬 머금은 텃밭의 상추를 몇 장 따고, 다시 들어와 따뜻한 차를 마시려던 찰나였다. 허리 한켠이 찌릿하게 아팠다. 하루 이틀 쉬면 괜찮아질 거라 생각했지만, 통증은 점점 깊어졌다. 병원을 찾았고, 그곳에서 들은 말은 너무도 간결했다.

 

"신장암 4기입니다. 간과 폐로 전이됐어요."

남편에게 전화도 걸 수 없었다. 아이들에겐 당장 말할 수 없었다. 그날 밤, 그녀는 아무 말 없이 눈물만 삼켰다. 천장의 무늬를 따라 흐르던 눈물이 목으로 떨어질 즈음,

 

그녀는 결심했다. 치료를 받자. 포기하지 말자.

 

병원에서는 면역항암제와 표적치료제를 병용하는 계획이 세워졌다. 수술이 어려운 상황이었다. 첫 투약 후, 몸은 망가져갔다. 입맛은 사라지고, 체온은 올라갔으며, 밤에는 잠을 이루지 못해 창밖만 바라봤다. 밤새도록 뒤척이다 새벽 4시에야 겨우 눈을 붙이는 날도 많았다. 두피가 민감해지고 피부는 붉게 부풀었으며, 가슴이 조이는 듯한 불안이 가라앉지 않았다. 어느 날은 변기 앞에 30분을 쪼그리고 앉아 토하다 실신 직전까지 간 적도 있었다.

 

냉장고엔 자그마한 메모가 붙어 있었다. “하루만 더. 오늘만 버티자.” 매일 그 말을 읽으며 하루를 시작했다.

그녀는 식판 위 죽 한 숟갈을 뜰 때마다 속으로 다짐했다. "이겨내자, 지금 아니면 끝이다."

 

남편은 말없이 그녀 옆에 있었다. 퇴근 후 병원으로 곧장 달려와 손을 잡고 산책을 했다. 걷는 도중 그녀가 갑자기 멈춰 설 때면, 그는 아무 말 없이 곁에 멈췄다. 자식들은 주말마다 병실로 와 그녀가 좋아하는 사과와 감을 정성껏 깎아줬다. 웃음기 없던 얼굴에도 사과 향이 퍼질 때만큼은 입꼬리가 올라갔다.

 

8개월이 지나고, 종양은 반으로 줄었다. 의료진의 표정이 처음으로 밝아졌다. 그녀는 그날 병원 정원에 나가 하늘을 오래도록 바라봤다. 푸르른 하늘이 그렇게 고마웠던 날은 처음이었다. 바람이 스쳤고, 그 바람이 마치 누군가의 위로처럼 느껴졌다.

 

1년 반 후, 의사는 그녀에게 조심스럽게 말했다. “지금 상태로선, 완치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그 말은 축복처럼 들렸다. 그녀는 그날을 '두 번째 생일'이라 불렀다.

 

지금 그녀는 여전히 아침마다 공원을 걷는다. 처음엔 10분도 걷기 힘들었지만, 이제는 가벼운 조깅도 가능해졌다. 폐활량은 여전히 예전 같지 않지만, 숨을 쉴 수 있다는 그 자체가 기적이었다. 암이라는 단어는 이제 더 이상 공포가 아니다. 오히려 삶을 다시 배우게 해준 이름이다.

 

그녀는 병원 상담소에서 말없이 고개 숙인 또 다른 환자들에게 이야기한다.

“저도 한때는 포기하고 싶었습니다. 정말, 모든 걸 놓고 싶었어요. 하지만, 살아 있잖아요. 당신도 분명 이겨낼 수 있어요.”

 

그리고 그녀는 그날 썼던 메모를 여전히 지갑에 넣고 다닌다.

‘하루만 더. 오늘만 버티자.’

그녀는 오늘도, 그렇게 살아간다. 매일 아침, 희망 하나를 더 꺼내 쥐고.

※ 이 이야기는 서울아산병원에서 신장암 4기 판정을 받고 치료를 받은 실제 환자 김진숙(가명, 당시 58세) 씨의 치료 경험을 바탕으로 재구성한 것입니다.
보도 출처: 한국일보 2023년 5월 보도 /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 이 글은 픽션이 아닌 실제 인터뷰 및 기사 기반의 논픽션 스토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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